밝은 마음으로 촌지 주고 받는 사회를 꿈꾸며.......

정광설 2008.04.19 09:03 조회 수 : 652



촌지라는 말이 부끄럽고 부패를 뜻하는 나쁜 의미로 쓰여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세상이라,  
촌지를 해야 하고, 할 줄 알게 교육시켜야 하고, 본을 보여야 한다는  얘기를 어느 강연에서 했더니,
다들 다소 어안이 벙벙한듯 웃고 넘어간 적이 있다.


그리고 얼마뒤 쓰고있던 다 촛점 렌즈가 잘 안맞는 것 같고 불편해서 어느 대학 생활관 안에 있는 안경점엘 갔는데,
"촌지!"하는 우렁찬 목소리로 그 곳 사장님이 나에게 거수 경례를 하는 것 이었다.


그때 강연에 참석했던 분 이었다.  
원장님 강의를 듣고 색다른 감흥을 받고 촌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는데,  
그러나 현실은 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음주 운전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금주령과  금운전령과,
그것 가지고도 모자라면 모든 자동차 길을 폐쇄시키고,
원천적으로 음주운전이나 교통사고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모든 길을 자연친화적으로 오솔길화 하자고 누가 주장한다면,  
아마도 정신과 의사가 긴급 투입되어야 한다고 하며 난리가 나지 않을까 싶다.


어떤것이,
있을 수는 있는,
그러나 있어선 안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풍토, 문화, 문제에 대한 바른 대응일까?


변질된 촌지를 없애는 방법으로,
촌지를 없애야 할까,
아니면,
바른 촌지문화를,  감사를 올바로 드리고, 감사를 제대로 나누는, 서로 신뢰하고 서로에게 감사할 줄 아는,
신명나는 사회 분위기를 창출하는 노력에 더 촛점을 맞추어야 할까?


더러운 촌지 문화를 없애려고 촌지 근절을 강제 시행하면,  
악질적 촌지는 음성적으로 살아 남고,  
순수한, 감사하는 마음과, 작은 표현의 기회만 소멸되는게 아닐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 든다.


그들이 뇌물을 촌지라 부른다고, 우리도 촌지가 뇌물이라 생각하고,
이 촌지라는 아름다운  뜻을 지닌, 인간만이 갖고 누릴 수 있는,
작고, 순수한 감사의 표현을 뇌물꾼들 에게 그냥 뺏겨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집도 형편이 어려워 심심찮케 봉지 쌀 사먹던 그 시절에,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촌지를 내 앞에서 우리 선생님께 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에서,
그리고 기쁘게 받으시고 모든 급우들과 함께 그 기쁨을 나누시던 어릴적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나도 빨리 커서 아버지 되면 저렇게 해야지!"하다가,


드디어 아비가 되어 신나게(?) 촌지할 기회를 만나, 셋째 딸 아이 초등학교 시절 5학년 종강 파티에,
닭 바베큐 아홉마리를 구워, 식을까봐 밤새 타고남은 장작불 근처에서 바베큐 보온하여 보냈더니,
선생님들과 급우들과 딸이 너무 너무 맛있게 먹었다며, 친구들에게 폼(?)잡으며,
"아빠 고마워요!"했던 그런 사랑넘치는 정경들이 정녕 우리 가운데서 사라져야 한단 말인가?    


감사는 인간만이 가능한 것이고, 따라서 인간이라면 반드시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또 그럴수 있도록 가치관을 심어줘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악질적 촌지를 없애자는 지극히 당연한 움직임이,
자칫,
"그깟 귀찮은 짓 뭣하러 해! 잘못하다간 뇌물쓴다고 의심이나 받을껄! 가만있으면 중간이나 가지!"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방법까지 소멸시키는 결과가 오게 될까봐 걱정이 되는 것이다.


소탐대실이 될까봐........


나의 자녀들이, 바른 촌지를 흐뭇하고, 행복하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그래도 되는 사회가 도래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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