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깡 자존심 + 강철 자만심 = ?!

정광설 2008.04.14 00:22 조회 수 : 908


  사십대 초반의 남자 분 이다. 영업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분인데, 항상 쉽게 화가 나고
별것 이닌것 같은 일에도 껀뜻하면 자존심이 상해 괴로워 할 때가 많음을 호소하였다.
차를 몰고 가다 누가 새치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 분을 삭히느라 여러시간을 씩씩거려
야 하는 식 이었다.

  고객도 맘에 안들면 차마 앞에서 욕은 못하고, 뒤에 가서 화내고 혼자 중얼거리며
욕하고, 그럴때 행여나 누가 잘못 건들기라도 하는 날이면 초상 치르기 직전까지 갈만
큼 난리가 나고, 그러면서도 그 고객과 거래를 성사시키고 유지해야하니, 일이 저주고
일터가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느라 고생하는 분 이었다.


  몇 번의 면담을 거치면서, 그 분에 대하여 좀 더 알아가면 알아 갈수록 놀라운 사실은,
그 분은 실제로는 실로 심성이 여리고 곱고 착하며,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이 부드러워지
려고 아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잘 나가다 삼천포라고, 맨날 조금
뭐가 될듯 하다간 도로 '빵'이 되어서 신경질부리게 되고, "에이! 다 관둬!"하며 잘 쌓아
가던 공든 탑을 무너뜨리기 일 수 였던 것이다. 본인도 자신의 그러한 면에 대해서 너
무나 안타까워하고, 아까워하고 있었다. "쬐끔만 더 참을 수 있었으면 됐을 텐데!"하면
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였다.

  "다 잘 알면서, 왜 고걸 못참으셨어요?"라고 물으니, 그에 대한 대답이, "자존심이
상해서요!"였다.


  '마음에 안든다'와 '자존심이 상한다'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느낀다.

  "무슨 자존심이 수수깡처럼 건들면 부러지고, 찌그러지고, 상처입고, 흔들립니까?  
건들면 무너지는 것도 자존심입니까? 말 그대로, 자존심이란 내가 나를 존중하는 것인
데, 너가 몰라준다고 무슨 상관 입니까? 자존심은 마치 강철 같아서 몽둥이로 때려도
끄떡 없어야 되는 것 아닐까요?"하고, 평소 잘 삐치는 성향으로 보았을 때, 한바탕 부
딪칠 각오를 갖고 이야기를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내 얘기를 잘 받아들이고 바로 무슨 의도로 의사가 그렇게 얘기했는지
이해하셔서, 그날 면담이 잘 진행이 된 적이 있었다.


  요즘은 수수깡이란 단어 보다는 스티로폼이 더 이해하기 쉬운 단어 일지도 모르겠다.  
자존심은 스티로폼처럼 조금만 힘주어 만지면 금방 부러지고, 부서지고, 상처받는 것
이어선 안될 것이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꿋꿋이 이기고 돌파하는 큰 힘은, 스스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마음, 바로 이 '자존의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로 이 자존심으로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치 않고, 일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바른 방향을 고수(固守)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수수깡이나 스티로폼 같은 자존심이 아니라, 마치 강철과도 같아서, 뭘 모르고 함부
로 대하는 무례에 대하여 오히려 측은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 자존심의
소유자가 되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할 것이다!

  반면에, 자만심이야말로 수수깡이나 스티로폼 같아서 잘게 부서지고, 또 부셔뜨려서,
우리의 성공적인 삶의 노정에 걸림돌이 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ㄷㅈ$#

이영훈
2008-09-04 10:17 앗! 정말로 좋은걸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좋은글은 여러사람이 알아야 하는건데 ....... 내가 좀 옮겨도 될가요?
정광설  넵! 영광입니다! 9/4 11:28
  
      

㉿【 快 男 】™ 강철 자존심과 수수깡 자만심이라... 가슴 한구퉁이에 잘 보관 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고맙습니다... ^^ 08.09.04  |  ad Fontes 수수깡..... ㅎㅎ // 단단한 대쪽은 부러지기 쉽지요. 어떤이가 말하더군요. '실력은 표현력이다'고.... 내 마음에 있는 것(여리고 착하며 고운 심성)을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게끔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인간관계를 더 풍성하게 하는 중요한 스킬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기가 그닥 쉽지 않지요. 08.09.03  |  











    

댓글 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 "이 만큼 하면 됐잖아!" 가 아니라, 될 만큼 해야 된거다! 정광설 2008.04.17 790
63 맘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정광설 2008.04.17 787
62 때리는 것은 절대 안된다? 정광설 2008.04.16 653
61 "처럼 인생" 살까, "다운 인생" 살까? 정광설 2008.04.15 694
60 자식을 양육할 것인가, 사육할 것인가?@ 정광설 2008.04.15 753
59 눈치+배려=살만한 세상!!! 정광설 2008.04.14 678
» 수수깡 자존심 + 강철 자만심 = ?! 정광설 2008.04.14 908
57 "선생님, 저 이쯤에서 자살해야 될까 봐요!" 정광설 2008.04.13 724
56 평등은 지선(至善)의 가치인가? 정광설 2008.04.12 885
55 벌통작전! 정광설 2008.04.11 6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