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의 현실화?!@

정광설 2004.12.01 17:21 조회 수 : 1133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면담을 요청했다.

성격적으로 문제가 있는것 같아, 오랜 망설임끝에 찾아왔노라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시작부터 눈물이 글썽거린다.

밖에서는 친구도 많고, 활발하고, 포용력있는 친구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집에서는 그렇지가 못하다.  

부모님과는 대화하면 금방 짜증이나고,

때로는 폭발적으로 화를 내는 경우가 있어,

후회도 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막상 닥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어제도 앞으로의 진로 문제를 놓고,

어머님과 상의 하던 중, 어머님이 내뜻과 다른 말씀을 하시자,

화를 벌컥내는 바람에 대화가 중단되고 말았단다.

"나는 왜 그런지 모르겠다. 성격에 이상이 있는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시종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 하는 모습에,

어느 부모님이신지 참 좋은 딸을 두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벽에 부딪치면,

특히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낄때면,

무슨 이상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성격에 이상이 있다든지,

대인관계를 잘못하는 병에 걸렸다든지 하고,

자신을 정상이 아닌 것으로 생각한다.

한발짝 물러나서,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정리하고 분석하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있었던 상황과 비교하면서 생각해보면,

보다 쉽게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것도,

낙망만하고 있다 보니 자꾸 더 스스로 이상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이 여대생의 경우도 그런 것이다.

밖에서 친구들과 사이에서 의견이 서로 다를 때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 보았다.

상대방의 의견을 일단 경청하고,

너와 나는 서로 다른 개체로서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에서,

나의 생각을 설득하도록 노력하고,

상대의 의견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서로 의견일치가 안되면, 그럴 수도 있음을 받아 들인다고 하였다.



그런데 부모님과의 대화에선,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기대를 전혀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론적으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나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

나의 생각에 찬성과 격려만 있을 뿐이지,

거절과 제재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감정적인 기대감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성격이 잘못돼서, 부모와는 어울릴 수 없는 성격 이상은 아닌 것이다.



누구나 대인관계 상황에서, 상대방에 거는 기대가 있는 법이다.

다만 상대가 나의 기대감을 만족 시켜줘야만 한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것이 스스로를,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너무 기대를 크게 갖고,

또 내가 상대방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하는가 하는 생각보다,

상대가 내 기대에 왜 부응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젖어 있다 보니,

더욱 대인관계는 어려워지는 것이다.



부모라고 다 자식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만은 없고,

자녀들이라고 무조건 부모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만도 없는 것이 아닌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기대의 수준을 재 조정하고 서로 접근해 갈 때,

작은 기대가 충족되는 기쁨을 맛보며,

이런 기쁨이 자꾸 쌓일 때,

더 큰 기대도 서로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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