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잘못은 없다?@

정광설 2004.12.16 15:56 조회 수 : 1198

며칠 전 중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을 데리고,
40대 부모님이 면담을 요청하셨다.


인사가 끝나고 앉아서도 한동안 말이 없었다.
학생은 한쪽 구석에서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잠시 머뭇거리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우리애는 착합니다.
초등학교 졸업까지 학교도 말썽없이 잘 다니고,
공부도 상위권에 들곤 했는데,
중학교에 가서 어쩌다 오락실엘 가게 된 후 거기에 빠졌습니다."


말리고 야단도 쳤지만, 계속 오락실만 다니고,
학교도 안가고,
집안에서 돈도 가지고 가고,
요즘은 이웃의 물건도 손을 댈 때가 있다는 것 이었다.


애는 나쁜 애는 아닌데........


쉬쉬하면서 달래도 보고, 사정도 해보고,
좋아지길 기다리다가 도저히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렇게 면담을 요청하게 되었다는 것 이었다.


첫인상으로 보아도 아이가 착해보이긴 했다.
부모님들은 참으로 진실하게 삶을 살아온 분인 것을 대화중에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말씀 중에,


아직은 큰 잘못은 아니어서,
야단치고, 덮어두고,  
아직은......, 아직은.........


아직은 큰 잘못은 아니어서,
노출을 시키는 것이 아이에게 충격을 줄까봐,
조심하다보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문제인 것 이었다.



상대적으로 생각해 볼 때,

                어떠한 잘못도,

                          더 큰 잘못보다는 작은 잘못인 것이다.


잘못이냐 아니냐가 중요하고,

문제를 보는 시각이 "잘못이다!"에서 시작이 되어야지,


큰 잘못에 비해 아직은 작으니까 하고,
쉬쉬하고 감추는 자세에선,


문제점이 드러나기 보단,
덮어지게 되기 싶고,


본인도 적당히 야단을 맞고 넘어가면,
일종의 죄사함을 받은 게 되다 보니,
자꾸 무뎌져서, 더 큰 잘못도 범하게 되는 것이다.



"바늘 도둑도, 도둑은 도둑인 것이다!"하는 마음으로,
자녀의 비행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가르치고, 훈계하는 방법에 있어서,
꼭 냉정하고, 고통스럽게 벌을 주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겠으나,


중요한 것은,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을,


양적인 개념으로,
"아직은 작은데 뭘!"하고,
덮어두게 되면,


차츰,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자녀들의 비행문제로 염려하시는 부모님들을 대할 때면,
초기에,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 입각하여,


문제점을 헤아리고,
가급적 빨리 소아 정신과 의사나,
혹은 같은 계통에 종사하는 분들과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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