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 나도 효도 좀 하게 해줘유! 제발!"

정광설 2003.04.18 17:26 조회 수 : 1020


세상이 복잡해지고 서구화되어 핵가족이 보편화 되면서 시부모를 모시는 일이 마치 무슨 큰짐을 지고 가는 고행길인 것 처럼 얘기해도 별로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 세상인 것 같다. 면담을 하다보면, 내가 15년이나 시부모를 모셨는데 남편이 이제는 날 이해하고 이 짐을 좀 벗어버릴 수 있게 협조해야 할텐데 그렇지를 못해 헛살은 것 같다는 소리를 그리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젊은 며느리 젊은 자녀들의 사고방식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연세 드신 어른들 부모님들께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녀들 집에 가서도 스스로 남의 집에 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왜 내 집을 놔두고 아들 집에 있냐, 불편하게..."하는 말씀을 흔히 듣는다.
스스로 손님이라는 말씀이다. 그러면서 며느리가 손님 대접하듯 해서 편히 앉았기가 불편하다고 불평은 하신다.

딸 키울 때는, 현대 여성은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면서 일도 안 시키고 부엌 일 집안 청소는 물론, 일가 친척 어른 찾아뵙거나 주위 어른 공경하는 일 보다는 공부 잘 하는 것을 더욱 크게 인정하며 키워온 우리네 부모님들이, 누구 집에선가, 내가 내 딸을 키웠듯, 똑 같이 키워진, 이제는 내 며느리가 된 젊은 여성에겐 전혀 다른 요구를 하거나, 아니면 안 받겠다 하고 계신 것이다. 포기했다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

"어디 요즘이 시에미 대접 바랄 시댑니까" 하시며 호소하는 증상은 마음 상하고 섭섭하고,
"내가 평생 뭐했나..."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제반 증상들을 말씀하고 계신 경우가 많다.



며칠 전에는 젊은 할머니 한 분이 오셨다.
연세가 70이 다 되셨어도 아주 젊어 뵈고 목소리도 짱짱하고 생각도 밝고 젊고 다 좋으신데,
하시는 말씀이, "내가 아들 딸 집에 가면 좋아들하고 오래있어라 하지만,
내가 왜 내 집 놔두고, 남의 집에 있냐, 손님 대접받는 것 같아 싫다."하신다.
그러면서 또 하시는 말씀이 "혼자 자다 죽을까봐 겁난다."고 말씀하고 계신것이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의 보호가운데 잘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고,
나이가 들어 삶을 마감할 시기가 왔을 때면,
내 손으로 키운 자식들의 보호와 보살핌 속에,
자녀들의 사랑을 받아들이며, 자식들의 품에 안주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스스로 '손님의 마음'이면서, "너는 왜 나를 자꾸 손님 대접하듯 하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자녀의 효도를 잘 받아들여야, 자녀들이 더욱 효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랑과, 격려와, 축복으로, 자녀들에게 효도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0ㄱㄱㄷㅈ
仁山김형중
2008-09-08 12:00 자식신세 안지구 사는 부모님이 인기 짱인것을 워특헐껴~~~~~~  
    

박재하
2008-09-08 15:22 지금 대전 문화동에서 홀로 살고 계신 우리 어머님. 30대 후반에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영정사진 찍어 놓으셨던 우리 어머니. 장남인 형때문에 두통이 심해 뇌신과 명랑(진통제) 달고 사셨던 울엄마.50대 초반부터 믿기 시작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도 건강하게 아흔을 살고 계신다. 몇년전 혼자 계신게 불안하여(내가) 억지로 서울로 모시고 왔더니 날마다 하시는 일은 대전 내려갈 생각만 하시는거라. 진정 효도는 내 마음이 편한게 아니라 엄니맘이 편해야 된다는 생각에 몇달만에 원위치 시켜 드렸지. 그저 내가 할일은 수시로 전화드리고 현찰드리는일.우리도 차츰 효도할 나이에서 효도받을 나이가 되면서 어떤 삶이 지혜로운 삶인지 광설이의 글에 공감하는 바이네. 좋은글 잘 읽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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