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의 바른 의미는 무엇일까?@

정광설 2003.04.18 17:19 조회 수 : 1077


건강한 삶에 대한 원고청탁을 받고,

쉽사리 그러마고 대답은 했지만,

막상 펜을 들고 무엇인가 써보려 하니 턱하고 막히는 느낌이다.

평소 의사로서,

환자들의 건강상의 문제를 돌보고,

건강이 좋아지게 끔 돕고 인도하는 역활에,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사는 것으로 생각해 왔었는데,

막상 "건강한 삶"이란 주제로 글을 쓰려하니,

건강이란 단어의 뜻이 새삼스럽게 느껴지고,

무엇인가, "지금까지 잘못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었나?" 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든다.



"건강이 최고야!",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거야!",

"인생 꽝이야!"하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다.

그럴때면, "맞아, 맞아!"하며 고개를 절로 끄덕이고,

맞장구치는 반응이 자연스레 일어난다.



"건강이 왜 최고야?",

"건강을 좀 잃으면 어떤데?"

"꽝은 뭐가 꽝이야? 해 논게 얼마나 많은데?"하는 소리를,

누군가 했다고 생각해 보자.

즉각 그 사람은 이상한 나라에서 온 별종이 아닌가 하는,

뭇 사람들의 눈초리에,

즉각 와창 왕따 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보고 싶다.


"진짜 건강이 최고인가요?"

만일 우리의 삶에 있어 건강이 최고로 중요한 것이라면,

따라서 최고로 건강한 사람은,

곧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고,

그 사람의 발자취는,

우리 모두가 본받고 뒤따를 만한,

가치있는 삶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과연 그런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은 최고인 건가.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란 말에 푹 빠져도 되는 것인가.



"건강한 삶"이란 주제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는 조건의 개념이 아니라,

본질에 해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삶"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건강은,

그 삶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일 수는 있을지언정,

결코 삶의 가치를 결정지어 주거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이,

그저 중요한 정도에 머물지 않고,

지나치게 중요시 됨으로써,

정작 본래의 중요한 본질의 의미는 가려지고,

축소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요즘 세상이다.



건강을 추구하느라 바빠서,

정작 소중한 삶 자체는 도외시 되고, 소흘히 대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건강을 최대한 발휘하며,

건강상태가 어떠하든,

나에게 생명이 주어져 있는 것을 감사하고 기뻐하는 자세로,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창출하고,

이웃과 사랑과 보람을 나누며,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올려 드릴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건강한 삶을 주제로 글을 쓰면서, 추운 날 땅굴속에서 한달 이상을 버티던 어느 범죄인의 신체적 건강과, 아픔과 신체적 불건강과 장애를 딛고 일어서, 자긍심 넘치는 삶을 일구어 가는 휠체어 농구단의 화이팅 넘치는 환희에 찬 얼굴 모습이 겹쳐진다...

*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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