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증상이 날마다 다를까?"

정광설 2003.04.18 17:21 조회 수 : 1358



"신경성 입니다!",
"나는 신경성 병에 걸려서 이 고생입니다!"라는 소리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소위 자가진단을 내리고 찾아오는 경우다.

그 중에는 여러가지 증상을 골고루 다 갖추고 있어서, 머리 끝에서 부터 발끝까지,
겉으로도 속으로도 안 아픈데가 없다며, 20-30가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틀림없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법 한데도, 유독 한가지 증상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전이다.
20대 후반의 여자분이 잠을 못자는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였다.
"잠을 못자서 죽을 지경인데, 재발 잠만 좀 자게 해주세요!"가 주된 요구였다.

특징적인 것은,  대화중에 이분이 여러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신체적, 심리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운 증상들이 있었지만, 환자분은 유독 잠 못자는 것에만 집착해서,
다른 것은 별 문제 아니라면서,  어떻게 하든지 잠만 자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점 이었다.



며칠 후 다시 방문했을 때, 그 동안의 경과를 이야기하며 대화가 진행되는데,
오늘은 두통에 대한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불면증 이야기는 환자의 대화 내용 속에 없는 것이다.
잠은 어땠느냐고 물으니, 그제서야 생각이 난듯, "그냥 저냥 잘 수 있었어요."하며,
처음 왔을 때 불면증에 매달리던 태도와는 사뭇 달리 시큰둥한 태도이고, 오늘은 두통이 주 관심사인 것 이었다.



마치 택시에 매달린 동전케이스에서 동전을 하나씩 꺼내듯, 한가지 증상 뒤에 또 다른 증상이 숨어 있어서,
불면증 증상이 호전된 것을 흐뭇해 할 사이도 없이, 그 밑의 두통이란 증상이 튀어 올라와,
항상 새롭고 신선한(?) 증상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정작 어려움을 유발하게 만드는 원인적 요소, 즉 대인관계나 주변환경, 본인의 성격등에 대하여,
전체적으로 통찰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발견하고, 수정 보완하며, 어려운 증상을 유발하는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항상 새롭게 대두되는 증상 하나 하나에 집착하게 되어,
항상 무엇인가 어려움이 떠나지 않는 상태가 유지되게 되는 것이다.



신경이 쓰이고, 신경이 상하고, 소위 스트레스를 본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받게 되면,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이 여러가지 형태로 올 수 있다.
이때에는 너무 한가지 증상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증상 자체보다는, 그 원인이 되는 환경, 대인관계, 성격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새로운 각도에서 지금 겪고 있는 스트레스를 재조명해보는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0ㅅㄱㄷㅈㅊ충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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