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와 고집 @

정광설 2003.04.18 17:31 조회 수 : 1433


진료를 하다 보면,

환자나, 그 가족들과 대하고, 상의하고,협조하는 과정 중에,

간혹 고집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가 있다.

세상에, 나름대로의 고집없이 살아 가는 사람이 있겠나마는,

치료를 함에 있어서,

특히 만성적인 질병의 진료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고집이랄까,

지속적이고 끊임없는 의사와의 신뢰관계, 협조 관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며칠전의 일이다.

얼마전부터 간질로 투약을 하는 경우인데,

환자 어머니의 얘기인즉슨 약을 먹으면서도 증상이 있었다 한다.

그래서 약을 먹으면서도 증상이 있을 수는 있으나,

계속 상태를 보아가며 약물을 조정해야 하니,

그런 일 있으면 수시로 연락하고 상의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어머니께서는, "괜찮아요, 이제 며칠 안됐으니 그냥 먹여 보죠 뭐.  

전에 치료받을 때도 그랬는 걸요." 하는 것 이었다.

일종의 고집이다.

의사의 전문적인 권유를 받아들이고, 협조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생각을 밀고 나가려하는 보호자나 환자들이 꽤 있는게 사실이다.



학교 다닐때 선생님 말씀이 기억이 난다.

군대 지휘관의 명령과, 의사의 환자에 대한 명령은,

유사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신 말씀이.....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은,

군인이 하는 명령은 아니겠지만,

거의 그와 같은 권위를 갖고,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말씀이었고,

그렇게 의사의 전문적인 의견이,

전쟁터에서의 명령과 같은 권위를 갖고 받아 들여 질 때,

치료 효과는 더욱 증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었다.



정신과 의사가 돼서,

많은 경우의 만성적인 질병을 대하면서,

선생님의 말씀이 새삼 떠오르곤 한다.

시대가 발달하고, 전문화된 세상에서,

의사를 선택하고 활용하는 것은 각자에게 달려있다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선택한 의사나 병원에 대해서는,

그 전문적 의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해야 하는 것이다.

모르는 것은 자꾸 물어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겠으나,

행여 나름대로의 고집이 의사의 치료 방침과 어긋나,

진료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신적 질환이나 간질과 같은 만성적인 질병을 갖고 있는 경우,

환자가 치료에 적극적이고 협조적일 수 있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으나,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는 환자가 좀 일찍 지친다 할까,

치료행위에 대해 이해를 못 갖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보호자가 고집스럽게 의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처방을 준수하며,

조그만 문제라도 의문이 있을 때 마다,

수시로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의사와 환자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큰 힘이 되고,

치료 효과도 더욱 증대될 것이다.







*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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