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

정광설 2003.04.18 17:25 조회 수 : 1225

한국사람의 심성은 너무 급한게 탈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그래서 밥도 물 말아서 먹고, 질서도 잘 안 지켜진다고들 한다.

급한 마음을 꼭 좋다, 나쁘다로 가르기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치료에 있어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급한 마음은 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요인이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stress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여러 방면으로 시도되고 있고,
정신과 의사나 또는 상담전문가들에게 상담을 의뢰해 오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병원에 와서는 스트레스 퇴치의 비법이 없냐고 묻고,
말 몇마디에, 또는 약 몇 봉지로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된다.

특별한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의 발생 요인을 찾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이야기 해줄 때,
실망하는 환자의 얼굴 모습에서 정신과 의사로서의 벽을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얼마 전 이었다.
차를 타고 가는데 신호등에 노란불이 들어와, 20∼30m전 부터 서서히 차를 정차 시켰다.
차가 서기 전에 이미 신호등은 붉은 등으로 바뀌어 있었다.

뒤에서 난리가 났다. 번쩍 번쩍, 빵- 빵-, 정차하고 룸미러로 뒤를 보니, 뒷차의 운전자가 울컥하고 차를 세우며 문을 확 열고 나오는 것 이었다. 아마 뒤에서는 노란불이라도 그냥 지나가라고 신호를 보냈던 것 같다. 차 밖으로 나와 앞쪽에 대고 막 욕하는 모습이 거울에 비춰졌다. 한참 씩씩대다, 담배 피워 물고 뻑뻑 거리다, 결국은 차속에 들어가서도 뭐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거울에 비쳐졌다.

나로서는 전혀 미안할 상황이 아니었다. 언덕을 올라와 바로 그 위에 있는 네거리요, 매우 큰 네거리중 하나이고,
적어도 20∼30m 전에서 노란불을 보았고, 그 앞에 건널목도 있고, 당연히 서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게 못마땅해 화를 내고 급해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이런 경우가 스스로 stress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이다.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리곤 또 손님을 태우고 일을 해야 되는데, 화가 잔뜩 나 있으니.......



살다 보면 화낼 일도 있을 것 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에 혹 자신의 성급함 때문에 화를 괜히 낸다거나, 혹은 더 많이 화를 내는 경우라면,
이런 부분 만이라도 줄여서, 화를 내야 될 때만, 낼 만큼만 낼 수 있게 되어도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stress퇴치의 비법중 하나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살아가면서,
때로는 반박자, 또 때로는 한박자, 늦출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조깅이 건강에 좋다고 너무 열심히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산책이 좋다고 쫒기는 사람처럼 그날의 목표량 달성을 위해, 종 종 걸음에 숨을 헉헉대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생활속에서 한박자 늦출 수 있는 여유와 슬기가 정신건강의 비법이고 스트레스 퇴치의 비법이라 말할 수 있다.






















@ㄱ+ㅅ


*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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