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머리의 그 아이는 커서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기름부음 받은 종이 되었다.
목사님이 되어서도 그 정겨웠던 샘머리 시절의 친구들과의 추억을 잊을 수 없었으며,
특히 믿을수 있는 왕빽이 생기니까 세상이 알아서 기던 기억을 잊을 수 가 없었다.
다만 그 새로 샘머리로 이사와 동네에 평화를 가져다 주었던,
그 아이의 경찰 아버지라는 왕빽이,
지금은 하나님이라는,
왕중의 왕빽으로 바뀐 것이 차이라면 차이였다.
그리고 오늘, 30년도 더 전의 기억속을 이리저리 다니며,
그러한 믿을 만한 왕빽에 대한 말씀을 증거하시는 것 이었다.
말씀을 들으면서 두가지 상념이 스쳐갔다.
하나는,
초등학교 시절,
맨날 싸웠다 하면, 깸도 안되게 져서,
잔뜩 물려 여기저기 피투성이가 되어 들어오던 우리 집 잡종견이,
지 주인인 우리 작은 형님만 있으면 펄펄 날면서,
저보다 세곱절은 덩치가 더 큰 이웃집 누렁이를 물고 늘어져,
결국 그 누렁이가 치사(?)하고 귀찮아서 꼬리를 내리고 도망가게 만들고는,
마치 개선장군인양,
피는 질질 흘리면서도, 꼬리치며 형님에게 다가와 안기던 모습과,
또 하나는,
하나님 얘기만 나오면 오만 인상을 다 써가며,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을 믿느니, 차라리 내 주먹을 믿어라!"하며,
주먹을 불끈 내밀던,
그 내일이 없는 사람인 듯 보이던, 초등학교 시절 하교길이면 들리던 단골 호떡장사 아저씨의 얼굴이다.
하나님 편에 서면,
하나님이 내 편이시면,
세상이, 사탄이,
결코 나를 어찌할 수 없으리라는 말씀을 증거하시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떠오른 생각이고 모습이다.
나는 무엇을,
누구를 의지하며,
누구와 편이 되어 살아가고 있나?
겉으로는 아닌체하며,
그 아저씨의 주먹 만도 못한,
한낱 돈을 의지하고, 자랑으로 여기고,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 줄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세상의 조건과 상황이 내 생각과 맞으면, 그게 힘이 될 줄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세상 명예가 날 구원해 주고, 날 지켜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한 낱 형님이 기르던 잡종견 만도 못한 믿음을 가지고,
믿노라 외치며, 폼 잡고, 거들먹 거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차라리 내 주먹을 믿어라!"하고 키들거리는 그 얼굴을 떠올리며,
나는 과연 누구를, 무엇을 믿고 있는가에 대한 마음을 되짚어 본다.
누구도 이길 수 없는,
막강 파워의소유자이신 그분을 믿는 다는 것이 사실인가,
아니면, "내 주먹을 믿는다!"는 그 아저씨의 썩소 곁들인 그 말처럼,
나의 무엇을 믿고 의지하고 있으면서 하는 착각인가?
오늘 말씀을 들으며,
다시 한번 확실히 내 편을 확인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