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삼수라는 인고의 세월을 극복하고 대학에 붙고나서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이제는 사막 한가운데 놓여져도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 잡초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하고....
어렵고 곤혹스러웠던 몇년의 기간을 불평 한마디 없이 견디어 내던, 속 깊은 아들이 대학에 합격한 소식을 전하며,
울먹이며 노고를 치하하고 칭찬하는 아비에게, "마음의 어려움을 겪어내며, 이렇게 인격이 성숙했습니다."를 증명하듯 한마디 하여, 아버지의 마음을 녹여주었던 그 "잡초의 의미"가,
출근길에 하수관로 뚜껑의, 쐐기 꼽느라 내 놓은 작은 틈사이로 삐집고 올라와,
삐꿈이 얼굴을 드러내는 잡초를 보면서 생각이 났다.
어느메서 언제 날라온 풀씨인데, 하필이면 그 틈새로 끼어 들어가,
무엇이 먹을 것이 있겠다고 쇠붙이 뚜껑 틈새에 자리를 잡았을까?
그래도 일단은 꽤 실하게 보이는 여러 잎새를 가지고서 틈새 밖으로 밀고 올라오는 그 잡초를 보면서,
저런 "잡초의 생명력이 이젠 저에게도 있습니다!"를 외치던 아들의 말이 생각이 남과 동시에,
"진짜 인생은 저런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거다!"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잡초처럼 짓 밟히고, 잡아 뽑혀 버려지는 것이 당연한 삶이어서는 안되겠지만,
그 불굴의 생명력 만큼은 배워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지난 해 까지 웃으면서, "나 좀 도와주세요!"라며, 부인과 함께 다니던 분의 자살소식을 부인에게서 들으며,
사람이 아무리 어렵고 곤고하다 해도, 잡아 뽑혀 버려지는 잡초 대하듯 스스로의 생명을 취급해서는 안되고,
그야말로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적응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0ㅅㄱㄷㅈ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