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보, 백 보!

정광설 2009.06.18 15:58 조회 수 : 362



오십 보, 백 보라는 말이 있다.
그게 그거 아니냐는 말일 것이다.

전쟁터에서 전선을 무단 이탈하면 법정 최고형의 벌에 처해지게 되어있다.
오십 보 무단이탈한 사람은, 백보 이탈한 사람보다 오십 보를 들 이탈했으니,
벌도 반만 받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전선을 무단이탈한 죄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될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불행이란 동네로 오십 보 들어갔다 생각해 보자.

"왜 거기를 그렇게 들어가놓구서는 힘들어하냐?"고 하니까,
"나는 그래도 양반이지, 저기 제는 백보나 들어갔잖아!"하면서, 나는 오십보 만큼만 불행하다 할 것인가?

둘 다 불행하기는 매일반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불행의 동네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마다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다고 내가 행복해 할 줄 알고?  좋은 시절 다 보내 놓고, 이제와서 행복하자고 하면,
내가 혹하고 좋아할 줄 알았나 보지?  흥!  어림없어! 그런다고 내가 행복해지자는데 호응할 줄 알구?
꿈이나 깨라 이 xxx야!"하는 경우를, 면담하다 보면 꽤 자주 만날 수 있다.



오늘은 남편이 사정 사정을 하면,
서너번에 한번 정도는 가까이 할 것을 허락해 준다는 중년의 주부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면 대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잠자리를 하는 택이라는 것이다.

자기하고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시어머니만 챙기고, 젊어서 부터 비기싫게만 굴다가는,
요새와서 조금만 틈을 보이면 치근덕거린다는 것 이었다. 조금만 호응해주면 또 시어머니 얘기하고...
그래서 거부하다 하다, 서너번 지나면 마지 못해 한번 정도 응해준다는 것 이었다.

신체적으로,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분이 아니었다.
감각도 충분히 살아있고, 성적 쾌감도 느낄 수 있다는 말씀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편이 알면,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들텐데, 미워서 그러기 싫다는 것 이었다.

서너번에 한번은 응하고, 본인도 싫지는 않으면서, 본인도 싫은 것은 아니고, 남편도 좋아할텐데,
왜 서너번을 다 응할 수 없냐고 이유를 물으니 답이 없다.

웃으며 모른다는 것 이었다. 미워서 그런단다.

그러면서 병원에는,
불행하고 우울한 것으로 부터 회복되는 것과,
좀 더 남편이랑 사이가 좋아지고, 가정이 행복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목적이라서 다니고 있다는 것 이었다.



물어보았다.  
"생활에 변화가 있었습니까?"  
"아니요!"

또 물어보았다.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무엇인가 하셨습니까?"    
"아니요!"

그래서  한 번 더 물어보았다.  
"행복하기를 원하십니까?"    
"예!"

그래서 또 물어보았다.  
"행복하기 위한 노력을 무엇을 하셨습니까?"  
"한 것 없어요!"



내가 불행을 놓지 않고,
꼭 붙잡고 집착하고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름대로 내 딴에는 열심인 줄로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실제로는 오히려 불행할려고 노력하는 효과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십 보 불행의 동네로 들어가서는,
그래도 백보는 아니잖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이,
무엇을 위한 노력인지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0ㅅ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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