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은 두리번 거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광설 2008.05.10 00:28 조회 수 : 705



  일사후퇴로 많은 피난민이 한번에 몰려 온 관계로 제주도는 가는 곳 마다 사람으
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 사람들에게 이리 저리 밀리면서, 여인은 두리번 거리며 누
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랫배가 약간 불룩한 것이, 한 눈에도 아기를 가진지 꽤
여러달 돼 보이는 여인은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여인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면서, "가라시는 대로, 떠나라는 말씀에 순종하겠습
니다! 길을 열어 주실 줄 믿고 가옵니다!" 기도하며, 아침에 피난민 숙소를 나올 때
어린 딸이 꽃신 신고 싶다는 말에, "엄마가 들어 올때 꽃신 사올께, 동생하고 잘 놀고
있어."말하고, 6살 난 큰 딸에게, 4살 된 작은 딸을 맞기고 나오던 것을 생각하고 있
었다.

  주머니에 있던  몇푼 되지 않는 돈 모두를 털어, "이 돈으로 갈 수 있는데까지 표주
세요."해서 타고 온 곳이 여기였다. 어딘지 이름도 잘 모르는 동네 버스 터미날 광장
에 서서, 여인은 새벽기도 때 들었던, "네 주머니에 있는 돈 만큼 뻐스타고 가거라!"
라는 음성에 순종하여, 가진 돈 만큼 버스타고 이곳에 와서 하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
이었다.

  남편과의 연락은 아직 확실치는 않치만 되긴 될 것 같았다. "방에는 절대 들어가면
안돼! 그러면 엄마를 다시는 못만나게 되는 거야.  아빠 오시면 엄마 보고 싶다고, 엄
마 한테 가고 싶어 하면서, 아빠가 오냐 하고 대답하기 전에는 절대로 집안으로 들어
가면 안돼. 꼭 대문 옆에 서서, 엄마가 가르쳐준대로 해야 돼 알았지?"신신당부하고,
11살 난 형에게 9살 남동생을 맞기곤, 딸 둘만을 데리고 개성을 떠나 피난 길에 오르
던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나님! 어찌하시려고 이리로 가라 하셨습니까? 아무도 모르는 이곳에, 가라시는
대로 여기 와 있나이다!"기도하며 여인은 남편 생각을 하였다.

  "나라의 앞날이 풍전등화인데, 우리만 살겠다고 피난을 간다니! 그럴 수는 없소."라
면서,  지난 밤 기도 중 계시로 개성을 떠나라시는 하나님 말씀을 들었다는 아내의 말
을 신비주의로 치부하고, 밀려오는 중공군과 싸울 동지를 모으러 남편이 집을 나간
사이, 아들 둘을 대문간에 세워두고, 뱃속의 아이와 딸 둘을 데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개성집을 떠난 것이, 벌써 두어달 전인 것이었다.


  이제는 돈도, 먹을 것도 다 떨어지고, 들리는 소문에, 우리는 한강 철교가 끊어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통과해서 인천에서 피난민을 위한 특별 수송선을 타고 제주도에
올 수 있었지만, 남편과 두 아들은, 그 다음날, 아이들 우는 바람에 남편이 할 수 없이
피난길에는 나섰지만, 한발 늦어, 한강 철교 끊긴 뒤 부산까지 피난내려오느라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는 것 같았다. 부산까지 두 아들을 데리고 걸어서 왔다는 것 같
았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다른 목사님들과 함께 제주도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
리는 중이었다.

  남편을 만나기까지 적어도 한달은 더, 딸 둘과 버텨야 할 텐데, 피난민 숙소도 계속
있기 어려울 듯 하고, 걱정가운데 기도하다 새벽에 주신 말씀따라, "있는 돈 만큼 가
라!"신 대로 와 보니, 이곳 버스터미날 광장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주님!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기도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어깨를 툭 치며 여
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

  "갑진아! 니가 여기 웬일이니?" 아무도 아는 사람없는 무지공터에서, 반갑게 이름이
불려지다니.....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아니 이게 누구인가!  황해도 우리 농지 돌봐 주던 집사
아저씨 집 오빠가 아닌가!!"

  어려서 아버님과 같이 가을에 황해도 어딘가로 내려가면, 주인집 귀염둥이 아가씨
오셨다고 별별 맛 있는 것 다 주고, 특별히 나에게 잘 대해주던 오빠였던 것이었다.
왈칵 쏟아지는 눈물과 함께 "오빠!"하고 두손을 꼭 잡으면서 여인은 생각했다.


  "주님 이 오빠였습니까? 주님께서 예비하신 천사가?"

  "너 여긴 어쩐 일이니?"하고 묻는 오빠에게 여인은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남편과
헤어져 자기만 먼저 딸들만 데리고 피난 나오면서, 아들들은 남기고 온거며, 딸 둘만
데리고 지금 피난민 촌에서 남편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오빠는 어떻게 여기 계세요?"하고 물으니,

  "응 지금은 시간이 별로 없어.  다음에 만날 수 있으면 자세히 얘기하자. 잠깐 휴식
이 주어져  바람쐴겸 나왔는데, 왠지 이리로 발이 가서 왔는데, 널 만나려고 그랬나
보구나."라면서, 이 주머니 저 주머니에서 뭘 꺼내는데, 다 돈인 것이었다.

  "갑진아  이거 너 써라.  이거면 남편 만날 때까지 웬만하면 될꺼야."라면서, 그 많
은 한웅큼 돈을 다 여인의 두 손에 쥐어주는 것이었다.

  "오빠는 어쩌려구."하니, "응 이제 또 전선으로 갈텐데 돈 쓸 일 있냐?"하면서 웃는
것이었다.

그리곤 끝 이었다.  나중 알았는데, 아마 오빠는 그 무서운 서북청년단인가 하는 부
대의 부대원였던 것 같았다.


  웃고 울며 감사 기도하는 가운데, 여인은 꽃신을 사들고 딸들이 기다리고 있는 피난
민 숙소로 돌아왔다. 꽃신을 사들고 들어온  엄마의 신통력에 감격하며, 꽃신을 신고
폴짝거리며 좋아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여인은 죽음 가운데에서도 변함없이 지켜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 번 깨닫고, 감사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주님 이 아이들을 주님의 일꾼으로 키우는데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동행하여 주실
것을 믿습니다."


  "죽으면 죽으리라!"하는 각오로 말씀에 순종할 때 들려주신 천사의 음성, "갑진아!"
를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하며 사신 어머님께 들은 6.25 피란 시절  우리 가족이 체험
했던 기적의 역사다.

  그때 뱃속에서 보호받아 세상에 나온 아기가 장성하여, 그때 엄마를 부르시던 천사
의 음성 "갑진아!"를 생각하며, 언제든지 부르심 따라 나아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쓴다.










































@$*+ㄱㄷㅈ0

작성자 : 믿는의  at 2008-09-24 10:50 Mod.  Del.
믿는대로 되는 것 같습니다. 논리와는 다른-- 어떤 영역!!
새삼 내 삶이 너무 논리와 합리에 치우쳐서
더 큰 영역일찌도 모르는 다른 영역을 잊고 삽니다.
되돌아볼 기회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이야 하는님도 무심하시지 천당으로 대려가서 호위호식해주면 어디가 덛나나...? 08.09.25  |  mirewh 하필 잘 나가다가 예수 얘기인가??? 전도는 지옥에서 하시요... 08.09.24  |   o미르o 지금세상이 어떤한사람으로 인해 기독교가 욕을 먹고는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이있습니다. 편파적인 생각으로 원글을 곡해하지는 맙시다. 이글은 누구를 전도하기 위한글은 아닌듯 보입니다. 그냥 살아왔던 이야기일뿐... 08.09.24  |  



(아고라의 댓글로 올라온글)

한편의 드라마 같은 현실입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현실입니다.

우리 민족의 질곡같은 현대사의 한면을 보는것 같아 가슴이 짠 해옵니다.

어떤 이유든 살아 남으셨기에 이렇게 글을 올려 보는이로 하여금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하고 한번쯤 자기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해서 대단히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자꾸 자꾸 살아온 날을 돌아 본다는것은 그 만큼 나이가 들었다고 할 수 있지요.

아떠한 상황이라도 그 어려움을 이길 만큼만 어려움을 하나님께서 주신다는 말이 있습니다.

희망,행복,사랑,은혜,축복,기도,믿음,신뢰를 생각나게 하는 글을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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