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면서 묻는 말에 대답할 때도 그렇고,
본인이 얘기할 때도 "...같애요!" 란 말이 시도 때도 없이 동원되는 바람에,
이 말을 어디까지, 어떻게, 얼만큼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지 혼동스러울 때가 있다.
분명히 "...같애요!"로 표현되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음식에 대해 무슨 맛 이냐고 물었을 때 잘 모르겠으면, "레몬 맛인 것 같아요!"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런데, "맛있냐?"하고 물으면, "맛 있어요!"든지, "맛 없어요!"든지,
"글쎄요. 뭐라 판단하기 어려운데요."하던지 하지 않고,
옆에서 보기에는 잘 먹어 놓고는, "맛 있는 거 같애요."라고 대답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더 심한건,
십 몇년을 같이 산 남편이나, 아내에게 둘 사이가 좋으냐고 묻는데,
"사이가 좋은 것 같아요."라고 표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반응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잘 몰라서인 것도 같고,
대충 표현하는 것이 부담이 들 되서 그러는지 잘 모르겠지만,
"저런 것 까지 '같애요'로 표현해서 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자주있다.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도 어쩌다 보면,
내가 왜 그걸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할 때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식의 표현에 익숙한 사람은, "그렇다!"나 "아니다!"는 거의 없고,
"그런것 같다."나 "아닌 것 같다."만 있게 된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삶의 현장에서 이렇게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을 처리하다간,
무슨 일 하나 똑 부러지게 처리될 가능성은 자꾸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학자들과, 국어학자들이 나서서,
이런 사회현상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녀를 비스무리하게 자신의 문제를 보고 처리하는 자로 키워도 될까를 생각하며,
자녀들의 언어습관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른들도 자기도 모르게 대충 대충 책임지지 않는 표현에 익숙해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그런 언어 습관이 자녀들에게 전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프로포즈하는 자리에서,
"나는 당신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요!"할까봐,
"나는 당신하고 결혼하고 싶은 것 같아요!"할까봐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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