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

정광설 2009.07.09 10:22 조회 수 : 420



나는 복을 많이 받은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증거 중의 하나가, 좋은, 존경할 만한,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지나가는 말로 툭 던지는 말도,
금싸라기(?)같은 교훈이 담긴, 삶의 지혜가 담뿍 들어있는 말을 마구 남발(?)하는 친구가 여럿이 있다는 것이다.

그 중 한명으로 산부인과를 개업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정신과 의사와 같은, 정신치료적인 마인드를 가진 친구이다.
바쁜 진료의 와중에서도, 속 썩이는 남편 얘기며,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호소하면 다 들어주고, 다독이고,
좀 부족한듯 하면 나에게 전화로 물어서 조언해 주고, 그래도 모자란듯 하면 정신과 상담을 권하기도 하는,

내 입에서, "그 원장님에게 가는 환자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라는 이야기가,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나오게 만드는, 그런 친구이다.



얼마전에, 대학시절에 함께 창립한 동아리의 40주년 창립기념 학예회(?) 때의 일이다.

후배들이 축사를 부탁하는 바람에 마이크를 잡은 그 친구의 입에서,
나의 마음에 큰 충격을 던져주는 말씀이 툭 던져져 나오는 것 이었다.

"옛말에,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그랬는데, 오늘 저녁들 맛있게 먹어라!"하고,
짭게 그리고 꼭 필요한, 후배들의 마음에 쏙 드는 말을 하고는 씩 웃으며 자리로 들어가는 것 이었다.

잠시의 정적이 흐른 후,
무슨 소리인지를 그제서야 제대로 인식한 후배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와 함께,
"언니! 멋쟁이!" 소리가 난리를 친 것은 물론이었다.



아이들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담긴 그 말에,
"역시 멋진 선배님이시다!"라는 의미에서 좋아 난리를 친 것 일지는 몰라도,

그렇지 않아도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에, 스스로도 말 많은 것이 무슨 엄청난 실력이라도 되는 듯 생각하며,
말 많기로 소문난 나에게는, 나의 뇌리에는, 대단한 충격파로 전해지는 말 이었다.

그렇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그를 , 상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것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상대를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간단한 말이지만, 평소에 길게 길게 늘여서 이야기하는 나의 말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하는, 짧은 말 한마디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있어야 지갑을 열지!"할 지도 모르겠지만, 지갑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어디 돈 뿐이랴!
삶의 과정을 통해 얻은 지혜야 말로 지갑 속의 진짜 보물이 아니겠는가?
지갑 속에 들어있는, 사랑과 배려와 축복의 내용물은 또 어떠한가!

나이를 먹으면 내 생각을 주장하는 말보다,
너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배려하는, 나의 지갑을 여는 마음의 자세가,
노년의 행복과 뿌듯함을 보장해주고, 후손들의 기림을 불러일으키는 지름길이고 요령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돈을 마다할 것은 아니로되,
진정 그들에게, 열어 드러내고, 맘껏 나누어줌에 부끄럽지 않은 내용물을,
나의 지갑에 꼭 꼭, 많이 많이 쟁여넣는 하루 하루의 생활이 될 수 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함을, 친구의 귀한 한마디 교훈을 통하여 깨달을 수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사회의 안정과 복된 흐름이 신구 세대간의 화합에 있음을 생각해 보며,
친구의 그 한마디가 이루어지는 세상이라면,
위 아래가 화합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이룰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0ㅅ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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