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4번 쓰는 님 Vs 6924 님

정광설 2009.07.16 10:23 조회 수 : 584


'님'이라는 사랑 가득 담긴 존칭을 짐승에게 적용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사랑하는 고마운 반려동물인, 내 귀여운 강아지 님!",
또는 이리 오라고 부를 때 "해피 님!"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암만 생각해도 우습고, 꼴불견이고, 어불성설이며,
그리 불러서도 안되고, 그리 불려서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리석은 시절, 어리석은 사람들에 의해,
짐승이 신처럼 숭배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혹 그리 불리는 경우가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런데 거기서 한층 더 나아가, 무생물에게 '님'자를 부친다고 생각해보자!

"돌맹이 님!"하면 말이 되겠는가?
"이 돌맹이 주인 님!"은 말이 될 수 있을른지 모르겠지만, 돌맹이한테 '님'자를 붙여서 부르는 것은,
그것이 문법적으로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래도 되는가 하는 이야기다.

웬 뜬구름 잡는 이야기냐고 혹 할른지 모르지만,
실제 많이 그렇게 불리고 있고, 부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해보는 생각이다.



6924번 핸드폰을 쓰는 사람을 부른다고 할때,
"6924 님!" 하면 되는 것 인가, 아니면 "6924번 핸드폰 쓰는 님!" 해야 하는 것인가?

그 말의 의미가 그 핸드폰 주인을 지칭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6924는 핸드폰을 이르는 말임에 틀림없고, 핸드폰에 대고 '님'자를 붙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라디오를 듣다가, "6924님께서는 그렇게 생각하십니까?"하며,
부르는 사람이 "돌맹이 님"하면, 듣는 사람이 그 돌맹이 주인을 부르는 것으로 알아서 듣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것 같은 식의 대화가 진행되는 것을 들을 때,

이런 식의 표현은, '번 쓰는' 이라는 말을 생략하는 편리함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생물을 사람처럼 부르고 대하는데 나도 모르게 익숙해지게 되는,
더 큰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뭘 그리 까닭스럽게 구냐!"할른지 모르겠으나,
편리한 것이 마치 선한 가치라도 되는 것 처럼 여겨져서,
편리하면 다 된다는 사고의 흐름이 우리 사회를 너무 지나칠 정도로 파고들어,

그 편리함 때문에 위계질서도 무너지고, 원칙도 훼손당하고,
본질이 왜곡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냥 좋은게 좋은 거라고, 대충 넘어가자!"하고 말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편리와 효율을 중시한다고, 어른 오시기 전에 밥 먹는 것이 태반인 것을 넘어서,
어른이 잡숫는 것은 생각 안하고, 내가 배가 고프면 아무때나 먹고, 먹기 싫으면 안먹어도 되는 것이,
우리네 집에서의 식사 매너가 되어버린지 오래이고,

그러다보니 소위 인간교육의 최고의, 최선의,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기회라 할 수 있는,
밥상머리 교육은 사라져 버린지 오래이고,

밥상머리에서 한마디 할라치면,
"에이 밥 맛 떨어지게!"하며 수저 놓고 나가버리는 자식을, 더 건들었다간 가출하고 사고칠까봐,
더 이상 야단칠 수 없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버린 세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나라를 이끄는 자들 조차,
무엇인가 큰 흐름의 변화를 모색하고, 도입할 때는,
그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면을 함께 생각하고, 설명하고, 설득하고, 홍보하고, 계몽하여,
화합을 통한 변화를 이끌어 낼 생각보다는,

우선 가시적인 성과를 위한 방법의 도입을 서두르며,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에만 급급하여,

IT 강국의 의미가 무엇인지,
실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의 본질에 대한 숙고 없이, 단지 변화와 편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인해,

인간성의 피폐가 얼마나 심해지고 있는지는, 이미 싫도록 보고있는 사실이건만,
그래도 "편리하니까!"가 판을 치는 세상이 걱정스러워 해보는 생각이다.



편리도 중요하지만, 본질과 가치를 희생시키는 편리는 배격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핸드폰 번호에 그냥 님자를 붙여서 부르고, 써도 되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0ㅅ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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