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반응하는 것이라야 순종이다!

정광설 2008.09.23 09:06 조회 수 : 567


"아가!  빨리 이리와서 숨어!  비행기 온다. 비행기가 총 쏴!"

"응.  쪼끔만 보고."


그때,
드르륵하는 소리와,
마당의 흙이 튕겨 오르며,
부엌 입구에서 삐꿈이 얼굴만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 보던 아이는,
풀썩 튀어 올랐다가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비행기 기총소사의 제물이 된 것 이었다.
비행기 공습 싸이렌 소리를 듣고,
부엌 제일 구석으로 피했던 엄마와 동생은 무사했고,


엄마의 부름에 대답만 하고 밍기적 거리며,
비행기 구경한다고 부엌 입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던 형아는,
희끗한 것이 얼쩡대니 적이 숨어있는 줄 알고(엄마 해석), 
비행기에서 쏜 총알 세례에 그만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던 것 이었다.


6.25 동란 때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엄마가 효과음 까지 넣어 가며 실황 중계 하듯 해주시는 말씀을 들으며,
엄마의 숨은 의도(?)대로, "엄마 말은 즉각 순종하지 않으면 죽는 것 인가 보구나!"하고,
세뇌(?) 당하며 큰 것을 한참 지나, 나이 꽤 먹어서야 알게 되었다.


세뇌 당하고 큰 것이 억울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감사한 것은,
나이 들어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어른의 말씀에,
스승님의 명령에,
권위 앞에서,
마땅히 따라야 할 일을 따름에 있어서,


주저함 없이 즉각 순종하고, 꿍시렁 대지 않음으로 인하여,
어려서 엄마에게 칭찬 듣고, 용돈을 보너스로 받았던 것 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간관계에서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고,
믿음의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그 모든 축복이,


엄마의, "즉각 반응하는 것이라야 순종이지, 생각해 보고,
응! 알았어 하고 밍기적 거리며,
지 기분대로 반응하는 것은,
조금있다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불순종이고,
그것은 죽음이고,
사회생활의 실패를 불러오고,
대인관계에서의 불신과 실망을 자아낸단다!"는, 엄마의 교육 덕분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순종은 즉각적인 반응으로 나타나야 한다.


생각해 보고 하는 것은,
그것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하고 싶은 만큼 하는 것은 순종이 아니라, 허락일 수 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순종해야 할 경우에 허락을 하면,


허락이나마,
순종의 모습 비슷하게라도,
했으니까 된 것이 아니라,


하고도 욕 먹고,
하고도 벌 받고,
하고도 죽일 놈 되기 싶상인 것이다.


마치 국민에 의해 일할 것을 명령 받은 것을 망각하고,
따라서 백성의 준엄한 명령에 순종해야 하는 것이,
뽑히여 부림받는 종복들의 마땅한 순종의 도리임을 망각한 듯,


마치 허락하고 베푸는 듯이 행함으로,
어지러움을 양산해 내는 요즘의 정국처럼,
인간사에 있어서 혼란만을 가져오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는 아이에게 순종을 가르치고 있나,
아니면 허락을 청원하고 있나?


강연가서 "설겆이는 명령이냐, 부탁이냐?"를 질문하였을 때,
거의 대부분이 부탁이라고,
너무나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는 반응을 보며,


어떻게,
몰상식하게,
아이가 상처받으면 어떻게 할려고,


그런 것을 명령하는,
전근대적인 권위주의적 발상 하에서나 가능한 질문을 하냐고,
힐란하는 눈초리를 보내는 것을 볼 때,


그런데 "거절하면 할 수 없죠. 내가 해야죠!"하고,
적극적(?)으로 엄마의 권위를 포기하는,  


엄마로서의 양육의 권리와 책무를,
포기가 아니라 본래 그런 것이 있는 줄 조차 알지못했음을,
생각해 본 적도 없었음을 적나나하게 드러내면서도,


부끄러운 것 인지 조차 못느끼는 반응들을 볼 때면,
이 세태가 얼마나 가치가 전도(顚到)된 사회인지를,
얼마나 본말(本末)이 전도된 혼란스런 세태인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나는 권위 앞에 순종하는가?

나는 권위 앞에 순종하도록 자녀를 가르치고 있는가?

나는 부모에게 순종하는가?

나는 부모에게 순종하도록 아이를 가르치는가?

나는 선생님께 순종하도록 아이를 가르치는가?

나는 선생님이 되었을 때, 소신을 갖고, 순종을,
가르치는 이들에게 요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나의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가?


나는 부모의 말씀을, 자기 생각과 기준에 입각하여,
허락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이 잘난 것인 줄 아는 아이로,
내 아이를 기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순종할 줄 몰라, 아이 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배려하고 허락할 줄 몰라, 어른 노릇을, 권위자 노릇을 할 생각은 거부하고,


순종과 허락을, 적절히 조합하고, 조화롭게 발휘하여,
자신의 사회적 열할을 책임지고, 사회에 유익을 널리 끼칠 수 있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은 애초에 꿈도 꾸지 않는,


그냥 엄마가 해준 것 처럼,
그냥 우리 부모가 나에게 해주던 것을 누렸던 것  처럼,
자기 중심적으로, 자기 만족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은 나 몰라라 하며,


"나는 엄마가 원하는 대로,
실력도, 취직도, 입신양명도 해 줬으니,
이제는 내 맘대로 살게 놔두세요!"라고 주장하는,


자기 인생도 포기하고,
사회일원으로서의 책무도 내 던지고,
그냥 멸망하는 짐승처럼,


생존과 말초적 만족만을 추구하는,
고가(高價)의 상품생산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나의 자녀가 나의 현실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육계획 대로,  
비싼 값 나가는 물건(?) 돼 주겠다는 허락을 득하기 위해 참고 기다리는 것을,
자식 사랑이라고 착각하며,


부모에게 자식 노릇해주며,
폼 잡고, 보람 느끼는 패륜아를 키우는데,
나의 인생을 바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순종과 허락의 개념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순종은,
내 뜻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순종을 요구하고 명령할 수 있는,
그 대상, 그 권위의 뜻에 즉각 반응하는 것 임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허락은,
상대의 마음과 감정과 처지를 헤아리고,
사랑과 배려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적선과는 또 다른,
바른 사회를,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인간사회의 근본 원리 중의 하나임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의사로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진정을 다해 순종해야 하는 사회적 열할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본다.


"바른 사회구성원의 하나가 되려고 애쓰는, 나의 삶의 모습을 보고 나를 배워라!" 하고,
자식들에게 권고할 수 있는 아비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순종의 의미를 일찌기 몸으로 체득할 수 있게 양육해 주신,
어머님의 가르침에 오늘도 머리 숙여 감사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

사람으로 키워 주셔서 진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     




















@#$*+ㄱㄷㅈ0
색즉시공 글이 잘 안읽어 지네요. ((나는 부모의 말씀을, 자기 생각과 기준에 입각하여, 허락할지 말지를 판단하는 것이 잘난 것인 줄 아는 아이로, 내 아이를 기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그 생각과 판단이 옳은 판단인지 함께 고민 해주는 부모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지와는 달리 즉각 순종하는 태도는 습관이 되고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제대로 된 의견을 낼 수 있을 만큼 훈련이 되지 않아 대화를 하고 설득을 하는 과정에 상당히 미숙하게 됩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께서 순종을 요구 하셨고 착한 아들로 컸습니다. 그런데 순종과 복종의 경계는 그리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습니다. 08.09.24  |   색즉시공 저의 경우에 아버님께서 요구하시던 순종은 어떨 때는 맹목적인 복종이었고 그 의견에 대한 반대 의견은 권위에 대한 저항으로 비춰져서 상당한 시련이 있었죠.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대화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면 안되겠죠?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도 이해해야 후회가 남지 않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08.09.24  |  singo 소신이 제일 중요 하오 . 자신의 가치관도... 08.09.24  |  o미르o 순종은 약간의 강압적인면도 있지만 마음에 우러나서 해야하는구나 여기고 하는것일테고 복종은 마음으로도 불편하고 하기도 싫지만 억지로 해야한다는 차이가있겠죠.순종과 복종이 비슷한 의미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08.09.24  |  푸름 순종과 허락의 개념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 순종은 내 뜻이 아니라,나에게 순종을 요구하고 명령할 수 있는,그 대상, 그 권위의 뜻에 즉각 반응하는 것 임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논리상 아주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 글인데...글쎄요...나에게 순종을 요구하고 명령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개념이 사람들 마다 좀 틀린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그 대상에 대한 기준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정확하게 나눌 수 있으십니까?... 08.09.24  |   영감탱이 사람일 수도 있고, 가치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글에서와 같은 경우일 수도 있고, 전시에 납득되지않는 상관의 공격명령같은것을 생각해볼수도 있을것이고, 이웃을 사랑하고 어려움을 함께나누고 어른을 공경하라는 보편적 가치인 경우도 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중요한것은 객관적인 조건이나 상황, 사람이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가치관, 세상에 살면서 어우러져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름답고 살아볼만한 세상을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하고자하는 의사와 의지가 있느냐의 문제이고,철학의 문제가 아닐까생각합니다.누가 감히 나에게 순종을 강요해가 아닌, 신념과철학을 갖고 모두의유익을위해순종을 명령할 수 있는사람이 08.09.24  |   영감탱이 자세가 중요한것이 아닐까생각합니다. 사람마다 뜻이 다를 수 있어, 그 서로 다름이 존중되어야하는것이 중요하지만 또한 다른것과 이기적이고 몰상식적이고 아전인수식의 다름까지도 존중의 대상이어선 안될것입니다. 부모의 가르침에, 부모의 명령에, 그것이 타당한 것이냐아니냐이전에 따르는 버릇이 드는것은 바른 삶의 형성에도, 세상에 살아남을 확률을 높이는데도 다 필요한것아닌가생각합니다.짐승은 말안들으면 물어죽이거나 버려두고 그냥가버리는것을 볼수 있지않습니까? 사람은 거기에 보편적 가치와 철학과 도덕의 개념이 더해져 단지 본능만이 아닌 자유의지의 결정이 가미된것이 다른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08.09.24  |  던-힐 순종이 잘못쓰이고 순종을 잘못 주장하는 부류때문에...세상이 많이 혼탁하고 어지럽혀진듯합니다.종교나 정치... 그리고 이기적인 또다른 목적으로의 순종과 영감님이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다르리라 생각합니다...오늘도 좋은글 보고갑니다....꾸벅 08.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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