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정광설 2009.02.17 11:53 조회 수 : 365


아내의 새벽 출근 길은 안개가 자욱이 내려 앞이 잘 안보일 정도 였다.
부동의 정기사(?)로서의 책임감을 느끼며, 조심 조심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가고 있는데,
바로 앞에 유난히 후미등이 밝게 빛나는 고급 국산 승용차가 가고 있었다.


평소에 타보고 싶어하던 차인지라 부러운 마음으로 그 차의 뒤를 따라가다가,
안개가 슬쩍 옅어진 지점을 지나는데 보니까 앞에 가던 차가 국산 그 차가 아니고 외제차였다.


"아니?"하고 좀 당황스런 느낌이 들었다.


새 차라고 나오면,
자존심도 없나 외제차 뻬껴서 비스무리하게 만들고는,
염치도 없이 잘 만들었다고 자화자찬, 자랑하는 우리네 자동차 메이커들 바람에,


괜히 나 혼자서 그 나라 사람 보기가 부끄럽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던 차에,
그 차는 그런줄 모르다가 그날 아침의 우연한 발견이 나에게 씁쓸한 마음이 들게하였다.

딴 차도 아니고, 평소에 타고 싶어 부러워하던 그 차였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러면서 언뜻 생각이 떠올랐다.  


모방은 욕 먹을 짓인가?

그럼 흉내는?

그럼 벤치마킹은?

그럼 본 받음은?

그럼 배움은?

그럼 청출어람은?

그럼 재탄생과, 재 창조는?


본래 사람이 사람일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하고도 중요한 변수, 인자가 모방이 아니었던가?

흉내가 아니었던가?


붕어빵이란 말을 들으면서 나의 아버지도 기뻐하셨고, 나도 기분 좋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짝퉁과 배움의, 본 받음의 차이는 무엇인가?


분명히 같지 않고,
똑같히 대접받아서는 안됨이 옳을 진대,


그 차이는 무엇이고, 어디에 있고,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으며,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 것인가?


죄책감도 없고, 감사함도 없이,
남의 창조물을 그냥 내 것 인냥 쓰는 것을 말려야 하나, 장려해야 하나?


그 기준을 어디서 찿을수 있다는 말인가?


표절과 벤치마킹의 차이는 또 무엇이라 규정할 것인가?


이러한 모든 것 들이,
타인에 의해서, 타의에 의해서,
법과 규정과 말에 의해서 규정되고 조율되고 다스려질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는 것인가?



여러가지 생각을 떠올리며 출근을 하였다.


나는 나의 나날들을 어떻게 운용하고 있나를 생각하며......

나의 삶은 앞선 자들을, 선현들을  모방함인가, 본 받음인가, 재창조의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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