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싸워라!

정광설 2009.02.18 15:56 조회 수 : 421



관계는 어우러짐이다.

서로 인간적으로 얼키고 설키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이 뒤섞이는 것이다. 서로의 감정이 한데 뭉쳐지는 것이다. 서로의 마음이 오고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리가 되고, 이해가 되고, 공감을 하게 되고,
함께 즐겁고, 함께 아플 수 있는, 동고동락의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너의 일부가 되고, 너는 나의 일부가 되어, 함께 하는 인생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를 이루고, 살찌워 가는 것이,
사람이 사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요즘 어떻냐?"하고 물어 보면, 잘 지낸다고 대답을 하기는 하는데,
"어떻게 지냈는데 잘 지낸겁니까?"고 물어보면,

"안싸우고 지내면 잘 지낸 것 아녜요?"하고, 별것을 다 묻느냐는 식으로 반문을 한다.

소 닭 보듯, 서로 그냥 건들지 않고,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평온이 유지되는 것은, 평온한 것이긴 하지만, 좋은 관계인 것은 아니다.

아무 관계가 아닌 것이다. 소와 닭이 벗이 아니듯.......



서로의 삶이 어우러지면서 기쁨이 나눠지고, 재미가 있어 또 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고,
그리고 나서 보람과 푸근함을 함께 느끼며 안락할 수 있어야 잘 지내는 것이다.

부부사이가 친하냐, 재미있냐고 물으면, 멀건히 쳐다보면서, "부부사이에 무슨 재미?"라는 눈초리로,
밖에 나가서 딴 여자, 딴 남자와 스릴있는 만남에서나 재미있는 거지,

몇십년을 같이 살아서, 알거 다 알고, 호기심 밑천 다 떨어진 부부지간에,
무슨 재미 있을게 있냐는 투로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야기 하다 보면,
그 누구보다도 상대에 대해 모르는 구석이 많은 것이 부부라는 인간 관계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보고,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면서, 그게 상대의 진면목이라고 당연한 듯 이야기한다.
정작 상대는, "웃기지도 않는 헛다리!"라고 하고 있는 데도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은, 상대가 자기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왜 바람을 피웠냐고 물어보면, 자기를 이해해 주고, 따듯하게 감싸주고, 들어주는 것이 좋았다고 한다.
정작 수십년을 같이 한 이불에서 잔 자신의 배우자를 소 닭 보듯 한 생각은 안하고,
그 마음에 안드는 결과만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



"안 싸우면 잘 지내는 것 아녜요?"하고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재미있을려고, 껀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는 의사의 말에 즉각 반대 의사를 표하며,
시큰둥 대답하는 50대 초반의 주부에게,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 해주었다.

재미있을 일이 없으면, 차라리 쌈이라도 걸라고........

멀건히 보고 있는, 그냥 같은 시공에 함께 존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너와 나는 서로 얼켜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서라도,
쌈이라도 하라고 일러주었다.



"선생님도 참..." 하면서 진료실을 나가는 여인의 등에서 허무함이 느껴지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행복은 저절로 떨어지는 홍시가 아니라, 노력을 통하여 얻는 결실이다.
그것도 나의 일방적인 내 멋대로의 노력이 아니라, 그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때에 공급하고,
그리고 하늘의 큰 축복이 함께 했을 때에야 비로서 얻을 수 있는 감사할 결실인 것이다!!!



"왜 내 남편 노릇을 제대로 못하냐?",
"왜 내 아내 노릇을 제대로 못하냐?"라고 지적하고 탓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남편 되어지고,
내가 아내 되어지는 노력을 통하여,
부부로 지음받아 가는 것 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되었다!!!




























@#$+0ㅅ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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