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이 문제인가, 아니면 보이는 것이 문제인가?

정광설 2009.07.25 09:50 조회 수 : 423


평소에 이야기하는 태도나 모습이 아주 조신하고 순수하기 짝이 없는 젊은 여성이,
오늘은 똑딱 단추도 안 달린 깊게 패인 V자형 브라우스를 입고 왔다.

대화하며 얼굴이 마주치고 시선이 만나고, 몸을 움직일 때 마다 얼굴을 붉히며,
손을 들어 손바닥으로 가슴의 V 자 계곡 드러나는 것을 가리느라 애쓰고 있었다.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아무렇지도 않은듯 이야기하느라 다른 때에 비해 엄청 피곤한 면담시간이었다.

상당량(?) 속살을 드러내 놓고 사는 세상이 된지 오래라, 웬만큼 드러난 것은 그냥 예사 일로,
눈길 조차 끌지 못하게게 된지 오래건만, 손으로 가리는 행동을 하는 바람에,
더 의식이 되고, 눈길도 더 끌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이해가 안간다기 보다는 좀 헷갈린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한 상황이 떠올랐다.

속이 다 드려다 보이는 옷을 입었거나, 등 쪽은 엉덩이까지 거의 드러내다 싶이 하고,
앞 쪽은 아슬아슬해서, 안스러워서 내 가슴이 다 조마 조마할 정도로,
그냥 걸친 듯, 가슴 다 드러나 보이게 만든 옷, 그야말로 걸치고(?) 나와서는,

시상 받고 인사할 때면 앞 가슴 가리는 그 손 등을 볼 때,
저 손은 가슴이 고개 숙이느라 몇미리 더 추가로 드러나서 마지노 선을 넘을까봐,
예의를 차리느라고 가슴 한 복판에 올라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그 쪽 쳐다보라고 시선을 끌기 위해 한 손짓인 것인지,

그도 저도 아니면,
그냥 별 의미 없이 순간 순간을 연결하는 역할에 그치는, 그저 립 써비스 같은 해프닝인지 하는 것 이었다.



더 이해가 잘 안되어 어려운 것은,
다 드러나게 입는 것에 대해서는 별 말도, 참견도 안하고, 간섭은 더 더군다나 꿈도 꾸지 않으면서,

드러낸 것 쳐다 보는 것은, 뭐라고 야단하고, 비난하고,
심지어는 잡아가기까지 하고(?), 벌금 물리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하는 것이다.



누가 잘못인가를, 무엇이 틀렸는가의 문제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내 욕구 충족을 위한 자유인으로서의 당연한 권리 실천 행동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상대에 대한  배려와의 조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보이도록 입고서는, 본다고, 빤히 드려다 본다고, 자세히 본다고 탓하면서,
안보고, 언뜻 보고, 스쳐지나가듯  관심 주지 않으면,
힘 좀 주고 나왔는데 안 봐준다고 섭섭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이 비단 옷이라는 조건이나 상황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것이다.

레파토리에 관계없이 어떤 생각이든, 어떤 행동이든,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나 하고 싶은대로 해도 되는 것이,
나의 권리를 확보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상대는 당연히 나를 배려해서, 내 마음이 상하게 하지 않게 조심스레
나를 대하는 것이, 나에 대한 정당한 예우이고, 나의 권리를 인정 받는 것이라고, 쉽게 나 편리한 대로 생각하고,
치부하고, 그리고 행동하며, 기대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무책임한 사회일원으로서의 자세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보이면 어때! 내 맘이지! 니가 보지마!"하거나,
"보이는 걸 어찌 안보누! 니가 안보이도록 조심해야지!"가 아니라,

보일까봐 조심하고, 볼까봐 조심하는,
너를 탓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나를 돌아봄이 먼저여야 하리라!

보이는 것을 조심하고, 보는 것을 조심하는 것인지,
보이는 것은 내 맘대로고, 보는 것도 내 맘대로인지,
이 사회에 임하는 나의 자세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0ㅅㄱㄷㅈ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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