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못자도 죽지 않는다!

정광설 2003.04.18 17:21 조회 수 : 1326


"어떻게 오셨습니까?"
"불면증이 있어서 왔습니다. 잠만 잘 수 있으면 모든게 다 잘될 것 같습니다."
면담초기에 흔히 있을 수 있는 대화이다.


마치 불면증이라는 아주 나쁜 병이 있어서,
자신이 그 몹쓸 병에 걸려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분들은 대부분 잠은 반드시 자신이 자고 싶을 때, 바로 잠들 수 있어야 되고,
그것도 자기 맘에 쏙드는, 흡족한 상태의 잠을 잘 수 있어야 되는 법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잠을 푹 자야 되는데, 그게 안됩니다."
"자고 나면 개운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잠을 못자니까, 낮에도 찌뿌둥하고, 세상 살 맛이 없습니다."
"잠만 한번 푹자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밤이 돌아오는게 무섭습니다."

흔히들 호소하는 불평이다.


오래 고생을 하다보니 그렇게 됬겠지만,
하루 생활의 대부분을, "오늘은 과연 잘 잘수 있을까?",
"또 못자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며칠 못 주무시면 어떤데요?"하고 반문해 보면,
"그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있냐!"는 얼굴로, 깜짝 놀라는 표정들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잠을 안 잘 생각을 할 수가 있냐?"하는 태도이다.


밥을 몇끼 굶어야 될 일이 생기면, "배고파 고생 좀 하게 생겼네."하는 생각은 해도,
"한끼라도 걸르면 큰일인데, 이젠 죽었구나!""라고 미리 엄청 겁먹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잠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생리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밥을 먹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고,
잠은 하루중에 있었던 피로들, 특히 근육계통 및 뇌신경의 일부의 피로를 회복하고,
내일의 생활을 위한 준비단계로서의 휴식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맛이 없는 밥을 먹었다해서 에너지 공급이 안된 것은 아닌 것 처럼,
비록 마음에 흡족하진 못했어도 어느정도 잘 수만 있었으면,
일단은 생리적인 수면의 효과, 즉 휴식의 효과가 달성된 것이고,
누워만 있어도 수면보단 못해도 상당한 휴식,
즉 수면의 효과가 얼마간은 채워지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잠이 필연적이고 절대적이라는 생각이나, "불면증은 큰 병이다!"라는 생각보다는,
"잠은 휴식이다!" 또는 "휴식은 다소 잠의 대체 효과가 있다!"는 정도로,
조금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불면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내가 지금 잠이 들고있나?"하고,
스스로의 잠드는 상태를 확인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잠'이라는 현상은 각성 수준이 떨어져서,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생리적 현상인데,
이것을 확인하고, 관찰하려고, 자꾸 의식을 각성시키는 결과가 되어,
오히려 오는 잠을 달아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또 많은 분들은, "밤에 못 잦으니, 낮에라도 자야 살지!"하고,
낮에 실제 잠을 자거나, 또는 자려고 누워있곤 한다.
이렇게 되면 낮에 미리 휴식을 취한 것이 되어, 밤에 휴식을 취할 필요성이 적어져서,
결국은 또 밤에 잠을 잘 못자게 되는 것이다.



정리를 해보면,
불면을 큰 병으로 착각하지 말고,
비록 잠이 자신의 마음에는 흡족하지 못해도, 휴식의 효과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낮에 눕지 않는 것이 불면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운동은 해지기 전에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저녁 늦게 신체적으로 피로한 것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고,
우유가 수면을 돕는 음식이라는 보고도 있다.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애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다가 알콜 중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이라는,
잠의 질을 떨어뜨리는 가장 대표적인 물질인 알콜을 사용하는 우를 범하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하 것은 잠에 대한 지나친 염려로,
"잠 못자면 큰 일인데!"라는, 스스로 파놓은 생각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일일 것이다.























@#+0ㄱㄷㅈ

* steelblue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3-1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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