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거 좋아지면 뭐해요!"

정광설 2004.11.22 14:49 조회 수 : 1111


의사는 누군가를 어려움 속에서 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그 임무중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매일 매일을 어떻게 하면 환자가 보다 빨리, 보다 근본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느냐가 주 관심사 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때로는 분명히 좋아지고 있는데도, 환자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괴로움을 호소하고,
때로 "왜 빨리 안 고쳐주냐!"고 원망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서운하기도, 답답하기도, 심지어는 환자분이
원망스러워 질 때 도 있다.



며칠전 40대 초반의 남자분이 면담을 요청했다.
일단 겉 모습은 별로 불편해 보이는 모습이 아니어서, 무슨일인가 하는 마음으로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현재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한 2년 째 치료중인데, 이제 그만 치료 종결을 권유한단다.
자기는 아직도 불편한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

이야기 하면서, 간혹 지금까지 치료해온 의사에 대한 불신감이 드러내 보인다.
상해를 당해서, 몸이 크게 눈에 보일 정도로 다친 곳은 없지만, 그 후로 머리도 아프고, 잠도 못자고,
피로도 쉽게 오고 집중도 안되고, 그런 바람에 정상적으로 직장 생활 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닌데,
의사는 이제 거의 됐다고 하니, 난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것 이었다.

자세히 어려움의 시작부터 지난 2년 동안의 치료과정 이야기를 들으며, 이 분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어려움이나 신체적인 곤란, 통증, 그 자체 보다는, 그 어려움을 바라보는 자세, 시각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번 사건 이전에는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야말로 불편함 "0" 였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초기보단 아주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아직도 불편함 "0" 될려면 멀었다는 것이 주된 불평이었다.

치료를 통하여 좋아진 점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고, 아직 남아있는 불편한 점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마치 불편한게 있나 없나 찾고 있는 마음의 자세라고나 할까?
따라서 조금이라도 어려움이 있으면 금방 눈에 띄게 되고, 쉽게 더 불편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의사에게 치료를 받으러 오기 보단, 언제인가 부터 "당신이 날 제대로 치료를 하기는 하는 거 맞소?"하면서,
삐딱한 마음으로 의사의 하는 짓거리(?)를 관찰하는 자세가 되다 보니, 더욱 더 좋아지는 점이
마음에 와 닿을리가 없게 되는 것 이었다.



다행히 이러한 원리를 설명해주니 이해를 잘 하셔서, 새로운 마음으로 주치의에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어려움 그 자체도 문제지만, 그 어려움을 바라보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0ㅅㄱㄷㅈㅊ충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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