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줄 알고 보는 시험은 떨리지 않는다!@

정광설 2004.11.22 14:38 조회 수 : 1240

몇일 전 수험생 어머님이 찾아오셨다.
딸이 대학시험 준비중인데, 예능계라서 실기시험 때 떨릴까봐 상의하러 왔다는 것 이었다.


얼마전 공개 lesson 때도 떨려서 고생을 했는데,
"내가 선생님 뵙고 해결할테니 걱정말아라!"하고 왔노라는 얘기였다.
말씀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에서, 불안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수험생을 둔 부모의 마음이 편할 분이 어디 있을까 생각도 되지만,
이 어머님의 경우 생각해봐야 할 것은,  어머님이 마치 수험생 본인인 것 처럼 염려하고,
오히려 수험생 보다도 더 염려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딸과 이야기해 보니, 오히려 딸은 어머니보다 덜 불안해 하는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똑같이 불안하고 떨리고 당일 날 떨리면 어쩌나 하고,
그런 걱정들이 미리 찿아와 불안한 것 이었다.


이런 경우를 '예기불안'이라 한다.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결과가 마음에 들 것을 보장받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불가능한 것에 매달리다 보니 불안해 질 수 밖에 없고,
이 불안을 떨치려고 긴장하니 더 불안하고  더 떨리게 되는 것이다.


수험생은 그래서 불안하고 떨리는데,
어머니는 옆에서 어떻게 하든 안떨게 해주려고 애쓰며 함께 불안해 한다.
그러다 보면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어머니의 불안까지 합해져서 불안감만 더해지는 것이다.


예기불안은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하여,
성공적인 수행을 원하면 원할 수록 더욱 커지는 것이 정상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예기불안을 줄이기 위한 노력보다는 시험준비를 열심히 함으로써,
자신감이 생김으로써 불안이 덜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학에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
유명대학 시험 봤다는, 그래도 일류대학 떨어졌다는 소리나 들으려고 시험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 경우는 예기불안을 별로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결과에 대한 보장을 이미 받은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러나 합격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는 불안할 수 밖에 없고,
또 불안해야 더욱 노력해서 실력을 향상시키게 되는 것이다.


불안은 다소 불편한 현상이긴 하지만 반드시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고,
오히려 자기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입시철이 가까워 많은 수험생, 많은 부모님들이 불안해 하며 시험 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요즘,
당일 날은 물론, 그 전에도 불안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정상이라는 생각을 갖고,
그럴수록 더욱 공부하고 실기연습에 몰두해서 실력을 향상 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불안제거의 지름길인 것이다.


향상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불안을 더 느끼는 것이 당연하고,
불안을 감수하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불안이 자기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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